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중동의 전통시장(수크) 여행 가이드 - 3. 요르단: 암만의 수크 알 발라드

hot-pink 2025. 4. 13. 10:21

요르단 – 암만의 수크 알 발라드: 전통과 사람의 골목길

서론: 오래된 도시의 심장, 그곳에 사람의 온기가 흐른다

요르단의 수도 **암만(Amman)**은 고대와 현대가 맞닿은 도시입니다.
언덕과 계곡이 이어지는 지형 위에 자리한 이곳은 로마 시대 유적, 오스만 제국 건축, 현대적인 고층 건물이 공존하며, 다양한 문화가 층층이 쌓인 역사의 도시입니다.

그중에서도 **수크 알 발라드(Souk Al-Balad)**는 암만의 옛 시가지이자, 요르단 사람들의 일상이 숨 쉬는 전통 시장의 중심입니다.
관광객보다 현지인이 더 많고, 상점보다는 사람과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공간.
이 골목길을 걷다 보면, 여행자가 아니라 친구가 된 듯한 따뜻함을 느끼게 됩니다.

중동의 전통시장(수크) 여행 가이드 - 3. 요르단: 암만의 수크 알 발라드

 

1. 🛍️ 발라드 시장에서 만나는 요르단의 삶

수크 알 발라드는 암만의 다운타운 중심에 위치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활기찬 전통 시장입니다.
하나의 큰 시장이라기보다는 여러 개의 작은 골목과 거리, 전문 구역이 연결된 미로 같은 공간입니다.

✅ 대표적인 거리 & 상점 구성

  • 향신료와 견과류 거리: 큼직하게 쌓인 자타르(허브 믹스), 커민, 말린 레몬, 대추야자, 건포도 등.
  • 옷과 패브릭 구역: 전통 의상 ‘디시 다시’, 아랍 머플러 ‘쿠피야’, 자수 스카프 등
  • 금은방 거리: 결혼 예물부터 일상 액세서리까지 고급스러운 디자인
  • 생활용품 & 전통 장난감 가게: 그릇, 램프, 도자기, 아이들이 좋아하는 나무 장난감

흥정은 문화입니다. 가게 주인과의 짧은 대화는 언어를 떠난 따뜻한 교감이 되기도 합니다.
“어디서 왔어요?”, “팔라펠은 드셔보셨나요?”
이런 인사말 속에서 여행자는 요르단인들의 열린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.

2. 🍽️ 시장 속 미식 – 후무스, 팔라펠, 샤와르마, 그리고 민트티

수크 알 발라드에서는 단지 ‘쇼핑’만 하지 않습니다.
골목 곳곳에는 작은 식당과 노점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, 오히려 현지 식사를 위한 명소로 더 유명할 정도입니다.

✅ 꼭 맛봐야 할 음식

  • 후무스(Hummus): 병아리콩과 타히니로 만든 디핑 소스. 따뜻한 피타브레드와 함께
  • 팔라펠(Falafel): 튀긴 병아리콩 반죽, 고소하고 바삭한 채식 요리
  • 샤와르마(Shawarma): 양고기 혹은 닭고기를 돌려 구워 피타에 말아주는 길거리 간식
  • 쿠나파(Kunafa): 당면처럼 생긴 반죽에 치즈, 꿀 시럽을 더한 전통 디저트
  • 요르단식 민트티: 달달한 홍차에 민트 잎을 듬뿍 넣어 시원하게 또는 뜨겁게

그중에서도 특히 **“하셈 레스토랑(Hashem Restaurant)”**은 암만의 대표적인 로컬 맛집입니다.
작은 철제 테이블에 둘러앉아, 손으로 집어 후무스를 찍어 먹는 이 경험은 요르단인의 삶에 깊숙이 들어가는 순간입니다.

3. 🕌 시장 옆 문화 명소도 함께 둘러보세요

발라드 시장 주변에는 여행자가 함께 들르기 좋은 역사적 명소와 종교 시설이 많습니다.

  • 로마 원형극장(Roman Theater): 기원전 2세기경 건설된 대형 야외극장, 지금도 공연이 열리는 살아 있는 유산
  • 후세인 모스크(Al-Husseini Mosque): 암만 구시가지의 상징, 흰 벽과 녹색 돔이 아름다운 오스만 양식 사원
  • 조르단 박물관(Jordan Museum): 데드씨 두루마리 등 요르단의 고대 유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현대적 전시 공간

시장 방문 전후로 이곳들을 함께 둘러보면, 문화와 생활이 어우러진 깊이 있는 여행 루트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.

4. 🎒 여행자 팁 & 로컬 감성

  • 복장 주의: 전통적 분위기이므로, 노출이 적고 단정한 옷차림이 좋습니다.
  • 카메라보단 마음으로 담기: 상인 중에는 사진을 꺼리는 분도 있어요. 먼저 양해를 구해주세요.
  • 아랍어 인사말 한 마디:
    “살람 알라이쿰” (안녕하세요) → “와 알라이쿰 살람” (대답)
    “슈크란” (고마워요), “라” (아니요), “나암” (네)

현지인들과 가볍게 눈을 마주치며 “슈크란”이라고 인사하는 것만으로도, 그들과 더 가까워지는 순간을 경험하게 됩니다.

결론: 골목길은 마음길이 된다

암만의 수크 알 발라드는 단지 오래된 시장 그 이상입니다. 돌바닥이 닳고, 가게의 목소리가 세대를 넘어 전해지는 이 골목에는 사람의 숨결과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. 그곳에서 마시는 민트티 한 잔, 상인과 주고받는 짧은 농담, 후무스를 손으로 찍어먹는 순간… 여행자는 그들의 문화에 ‘방문’하는 것이 아니라, 한순간이라도 그들과 함께 숨 쉬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. 골목은 복잡하고, 상점은 가득하고, 사람들의 목소리는 크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그리워하던 진짜 삶의 온기, 다정함, 환대의 감정이 흐릅니다. 처음엔 낯설게만 느껴졌던 시장의 골목은, 걸을수록 점점 마음으로 이어지는 길이 됩니다.
그리고 그 길을 따라 걷는 우리는, 어느새 요르단이라는 나라의 한 부분을 마음속에 품고 돌아오게 되죠!